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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running

남한산성부터 영장산까지 트레일러닝(검단지맥, 동부8산)

 서울동남부의 끝인 마천역에서부터 시작해서 분당의 태재고개까지 트레일을 달렸다.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코스였는데 마침 친구들이 시간이 되는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하지만 몸은 무거움) 출발하였다. 남한산성을 돌아서 청량산, 남한산성, 검단산(성남), 망덕산, 이배재, 갈마치고개, 영장산, 태재고개 순서로 이동했다. 

마천역 1번출구를 나와서 도보로 15분 정도 이동하여 남한산성(청량산)을 올랐다. 코스선택의 실수인지 초행길의 고통인지 처음 오르막이 상당했는데 나중에 고도차트를 보니 경사도가 꽤 있는 편이었다. 힘든게 정상이었다.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남문으로 이동하는 구간은 성벽 외곽길을 따라 이동했다. 성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우리는 천민이라며 농담을 하곤 했다. 나중에 성안으로 이동할때도 대문이 아닌 돌로 만든 쪽문으로 들어갔다. 역시 우린 양반이 아닌건 확실했다.

남문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검단산(성남)으로 이동을 했다. '성남 누비길'이라 불리는 코스(사실 이전부터 있던 것)를 따라 검단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역시나 산에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정표가 없으면 참 곤란하다. 잠깐의 한눈이 세상 모르는곳으로 이끌수 있기에 언제나 잘 확인을 해야한다. 역시나 한번의 갈림길에서 나와 일행 셋은 나눠서 이동을 했다. 내가 가는 길이 이길이 아닌 잘못된 길인 것 같았는데 결국은 내선택이 맞았다. 그들 셋은 내려갔던 만큼 올라와서 다시 내려왔다. 

검단산은 누비길을 따라 이동해서인지 정상을 오르지는 않고 산을 빙 돌아서 이동했다. 다음목적지은 망덕산으로 가는 능선을 이내 올라 탔고 순조로운 트레일러닝은 이어져 갔다. 이후 코스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물론 여러차례 오르고 내려갔지만 가혹할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즐길만했다. 좋았던 점은 대부분의 길은 흙이었고 돌이나 바위는 거의 없었다.

이배재고개, 갈마치고개, 태재고개 총 세번의 고갯마루를 지났다. 고개라는 것이 넘어가기 가장 낮은 산과 산사이에 있는것이다보니 우리는 즉 3번 이상의 오르막 내리막을 경험했다. 도로가 지나가는 이배재 고개는 최근에 육교가 완공 되어서 안전하게 건너갔다. 마찬가지로 태재고개 또한 육교가 있어서 도심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갈마치고개는 갈마터널위로 지나간다.

율동공원 뒷편에 위치한 영장산을 오르고 나니 이제 거의 다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물빼곤 제대로 먹을 것을 안챙겨온터라 에너지젤리 몇개를 나눠먹고 버텼는데 이때부터 에너지가 바닥이 났다. 게다가 출발을 11시에 했고 아침, 점심도 챙겨먹지 않은 일행은 도저히 물만먹고는 버틸 수가 없었다. 원래 가려고 했던 불곡산은 다음에 가기로 만장일치 합의를 마치고 발빠르게 태재고개로 이동했다. 태재고개에서 트레일러닝을 마치고 택시를타고 시내로 갔다.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늘 그렇듯이 배고픔을 가득안고 트레일러닝을 마쳤다. 다행히도 모두 부상은 없었다. 극한의 허기를 달래고나니 이내 곧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아직은 봄이라고 하기엔 산에는 푸르름이 부족하다. 진달래, 개나리피고 개구리가 울때쯤에 다시 한번 가야할 것 같다. 나무도 많았고 사람도 많지 않고 풍경도 좋고 트레일(길)도 푹신할 정도로 전체적으로 좋은 흙길이다. 트레일러닝에 아주 좋은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