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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running

서울둘레길 프로젝트 Seoul Trail Run Project 4~5구간

보기드문 5월에 황금연휴상큼한 봄날을 만낀하러 우린 산으로 갔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서울둘레길 달리기 프로젝트의 이야기이다.



오늘의 코스는 강남권에서 트레일러닝을 하기 좋기로 소문난 대모산과 관악산이다.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나에게도 역시 소문으로만 남아 있을뻔했던 구간이다.


이자리를 빌어 서울둘레길을 만들어준 서울시와 공무원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4구간과 5구간을 한번에 달려볼 계획이다. 물론 모든 능선과 오르막을 달리지는 않는다. 언덕은 걷는다. 그래야 평지와 내리막에서 달릴수 있다. 프로들도 오르막에선 왠만하면 걷는다. 늘 달릴거라는 오해는 하지 말아주길.


대모산에서 출발 양재를 지나 사당으로 이어지는 4구간

서울대를 출발해 낙성대를 지나 관악산을 돌아서 석수역에 도착하는 5구간


그렇다. 멀고먼 30키로의 거리를 달렸다.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아침 7시에 수서역에서 만나기로 내가 약속했는데 정작 7시에 일어났다. 강북의 끝자락 수락산 부근에 거주하는 노원구민에서 수서역은 하염없이 멀기만하다. 같이 달리기로한 덕연이가 전화조차 안했다면 난 세상모르고 잤을것이다. 이자리를 빌어 지각에 대한 사과를 다시금 전한다.


매일이 빨간날이라 난 주말 알람을 6시에 맞추고 잤다. 하지만 그정도로 똑똑하지 못한, 아니 나의 실수로 평일인 어린이날(월요일)에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자기전에 용품 챙겨논덕에 10초만에 집에서 나갔다.


나의 지각으로 이날의 시작은 8:30분이 되고 말았다. 불행중 다행인건 날씨가 쌀쌀했다. 7시에 출발했으면 아마 감기몸살에 걸리지 않았을까 싶기도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생각보다 높지 않은 대모산이 너그러이 반겨주었다. 이른 시간이지만 동네 주민들, 어르신들은 산책을 하고 계셨다. 젊은 친구들이 가방메고 뛰댕기는 보기드문 광경을 어린이날 추억으로 선물해 드린 것 같다. 



오래만에 보는 서울둘레길 이정표. 반갑다. 4구간에는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갈림길에서도 아주 명확하게 표시해주고 있다. 헤메이는 시간없이 아주 정확하게, 코스가 맘에 들었다.




당연히 흙길이다. 딱딱하지 않았다. 잘 정돈되어 있어서 달리기레 좋았다.

언덕만 아니면 지구끝까지 달릴 수 있을 기세였다. 



이제 양재시민의 숲으로 간다. 달리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은 과감히 찍지 않았다. 궁금하면 가보시길.



대모산을 내려와 육교를 지나니 저멀리 글로벌한 현대&기아 사옥이 보인다. 여기가 양재가 맞구나 싶다. 




반대편으로 분당으로 이어지는 길. 분당도 뛰어가면 금방 갈 것 같은데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해볼 필요는 없는 그런 코스다. 쓰잘데기 없는 생각에 에너지 낭비 말고 일단 사당역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양재시민의 숲으로 들어서고 양재천을 지나니 이제 사당역이 가까워 짐을 느끼기 시작했다. 4번출구의 길게 늘어선 질서의식 강렬한 줄서기가 생각이 났다. 



살포시 양재천 돌다리를 두드려보면 건너는 꼼꼼한 덕연이 그리고 횡단보도에서 건진 인생사진 한장




이제 산사태로 유명한 우면산으로 간다. 예술의 전당 뒷편에 만들어진 둘레길을따라 사당역까지 갔다. 길은 잘 되어 있다. 쉬는날이라서 가족단위로 산책 같은 등산을 가장한 아빠들의 시간때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무그늘이 많지 않아서 조금 더워지는 구간이다. 분명히 사당이 가까운데 왠지 돌아가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구간이다. 



어쩃든 사당역에 도착을 했고 에너지 보충을 위해 콜라와 소세지를 먹었다. 그렇게 4구간은 잘 마쳤다. 코스가 좋았다. 달리기어 아주 괜찮은 코스이다. 시간을 보니 우리의 한계점인 3시간 30분까지는 시간이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든든하게 먹기도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관음사를 향해 언덕을 힘겹게 올랐다. 배부르고 운동하니 잠이 오는건지 뭐지,,,




그리하여 관음사를 시작으로 서울둘레길 5구간 시작. 사진은 안찍은것 같다. 달리는데 집중하느라 그런걸로 이해하자.




코스 중간중간에 언덕이 있었는데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무난했다. 낙성대에서 추억에 잠기어 초딩코스프레를 하며 기념 촬영. 그리고 그렇게 가기 힘들다는 서울대로 갔다. 태어나서 뉴스로만 보던 서울대를 본다는 것에 살짝 설랬음.



이곳이 그곳이던가 서. 울. 대.



인증샷은 기본이지 않던가



굉장히 여유 있는척 걸어가며 인증샷 하나 더


정문 건너편 편의점에서 맥콜과 세븐업으로 에너지를 다시한번 채우고 본격적인 관악산으로 돌입한다.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이때까지는 괜찮았었었지.



삼성산인지 뭔지 거기 올라가는데 꽤힘들었다, 삼성은 나랑 맞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깊이 느꼈다. 




어린이날 다음은 부처님 오신날.

연이은 빨간날 덕분에 내가 이렇게 한가로이 달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며 잠시 풍경을 감상했다.




여유를 부리지만 시간은 가고 있다. 수학 못하는 내가 봐도 이러다가 5시간을 넘겨서 석수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큰일이다, 5시간을 넘는다는 것은 뭐랄까,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건포도와 초콜릿을 우겨 넣고 지친 육신을 이끌고 석수역으로 내달렸다. 


상식적으로 미친듯이 산을 올랐으니 이제부터 내리막이 계속해서 이어질꺼라는 아주 무난한 상상을 했다. 일단은 초반에 신나게 내려갔다. 덕분에 후덜거리는 허벅지를 붙잡으며 자빠지지 않으려 온힘을 다해 내달렸다. 시간은 가고 남은 거리는 줄어 들고 있었다. 


그러나 2키로 정도를 남겼는데 저멀리 언덕이 보인다. 저게 신기루인가 하고 가까이가서 이정표를 봤는데, 분명 똑똑히 저기로 가라고 한글로 적혀 있었다. 그렇게 언덕 오르기를 두세번씩이나 반복. 



가까스로 풀려버린 다리를 붙잡으며 마지막에 급격사 내려오니 뜬금없이 끝났다. 석수역이다. 허허허 끝이다.



희미해진 정신과 육신을 하나로 이어주는 명상의 시간을 땡볕에서 갖었다. 



횡단보도로는 건널 수 없는 석수역을 앞에두고 육교 계단을 올랐다. 지겹다. 계단.



시간을 보니 가까스로 다섯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성공이다. 목표한 시간이 없었지만 어쨋든 5시간 안으로 들어오고 싶었다. 마지막에 무리를 좀했지만 달리기의 결과는 숫자로 나오는 것이기에 앞자리가 4인 오늘의 기록에 만족했다. 



블링블링하던 신발과 옷은 먼지를 한움큼 뒤집어 쓰고 양말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숨구멍을 만들기 일보직전이었다. 



석수역이라는 전혀 가본적 없는 동네에는 햄버거를 팔지 않는다. 그나마 익숙한 가장가까운 가산디지털로 왔다.


행복의 나라 맥도날토피아에서 자체 1+1 주문을 하고 패스트하게 먹었다. 


그렇게 서울둘레길 4-5구간은 끝!



구간은 석수역 부터 달리는 안양천 21키로 코스다.

느낌상으로 그늘도 없고 날도 더워지는 아주 피부 상하기 좋은 시즌이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저멀리 석수역을 가느냐 아니면 해지고 밤에 달리느냐 고민이다.


이번주 17일은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이 있는 관계로 서울둘레길 6구간은 잠시 쉬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