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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running

[후기] 2013 제주 트레일러닝 - 1편

2013 제주 국제트레일 러닝대회 참가기



지난 10월 4일 ~ 5일간 제주도 일대를 뛰어다니는 100km 코스 대회에 참가했다.

3일간 총 100km 달리는 일정으로 (20k, 40k, 40k) 한라산과 해안도로 그리고 오름을 달리는 코스이다.




10월 3일 개천절 휴일을 이용해 느즈막히 김포출발 - 제주행 비행기를 탑승했다.



짐은 출발하는 3일 아침에 준비했다. 준비품 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하나하나 물품을 챙기며 나름 품목별 구분을 했다. 큰 대회를 앞둔 선수의 모습을 담은 그럴싸한 사진을 기대했지만 아직 아마추어의 냄새 폴폴~


김포공항으로 가서 제주행 비행기 탑승! 

저녁 여섯시에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만난 후배와 쿨하게 택시를 타고 먼길을 다시 떠났다. 저녁 식사를 못할 수도 있다는 먼저 도착한 친구의 연락을 받고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 부랴부랴 음식을 샀다. 집결지에 도착해서 보니 다행이 저녁 식사를 준비해주셨다. 덕분에 뜨신 밥과 감자탕으로 끼니 해결.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내 유채꽃 플라자가 숙소이자, 대회 운영 본부다. 숙소는 이원화 되어서 조금 떨어진 조랑말체험공원 내에 게르(몽골식 천막)에서 일부는 지내고 나머지 인원은 이곳에서 3일간 지냈다. 




신축 건물이라서 모든것이 새것이고 깨끗하다. 단, 샤워장이 별도로 준비 안된것이 흠이다. 여기에 온 참가자들은 그런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워낙 부지런하고 여러 대회를 경험이 많으셔서 간이 샤워장으로도 쿨하게 다 씻고 그러셨다. 

잠이 온지 않았지만 다음날 기상이 5시이므로 억지로 잠을 청했다.



5시가 되니 귀신같이 다들 기상!!!

더 자고 싶지만 그러려고 온것이 아니기에 나도 따라서 기상, 찌부둥한 몸을 이리저리 늘리고 베베 꼬면서 스트레칭, 아침을 먹고 나니 해가 떠오른다.



한라산을 오르는 20km 코스다. 밥은 많이 먹지 않으면 분명히 퍼질거 같다. 그래서 아침부터 많이 먹었다. 음식은 아주머니들이 새벽같이 나오셔서 다 손수 준비해 주셨다. 제주의 맛은 분명 괜찮다. 



아침을 먹고 이제 한라산 관음사로 이동 7시에 숙소를 떠나서 30분 여를 달려 도착.

2년전 내가 왔던 코스는 성판악 - 관음사인데 이번 대회는 관음사 - 성판악 코스다. 그것도 20km ㅜㅜ. 지난 기억을 되돌려 보면 관음사쪽은 경사가 심하고 계단도 많고 그랬던,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어쟸든 8시 정각에 출발.! 이번 대회는 칩으로 기록을 측정하지 않는다. 출발은 정확히 8시에 시작하며 체크포인트에서 중간기록을 측정하고 최종 골인지점에서 집계를 한다.



 



정신 없이 달리고 싶었지만 초반에 아주잠깐 평탄한 코스를 제외하고는 주로 걸어갔다. 

계단과 언덕의 압박에 걷는것 조차 힘들고 숨이 가빳다.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하다보니 어느새 다리를 건너고  서서히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끝없는 계단ㅜㅜ 걷고걷고걷고걷고



드디어 백록담에 도착!!!!




감격의 순간을 파노라마로 !!
이날 날씨가 정말 최고로 좋았다. 관계자 분들이나 현지에서 만난 등산객들이 하나같이 모두 환상의 날씨라 칭찬했다. 
2년전 여름에 왔을때에는 바람과 구름이 아주 심하게 불어 닥쳐서 서있기도 힘들었는데 이날은 구름도 바람도 모두 잔잔했다. 




같이 참가한 동아리 후배들과 기념사진





정상에서의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이제 하산!!




정상 부근까지 올라와주신 작가님 덕분에 멋진 사진까지!! 감사합니다.

내려오는 길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내리막이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갈 수 있었지만 등산객을 피하며 달리는건 쉽지 않았다. 뛰어서 내려가는 나를 포함한 참가자 분들에게 박수와 힘내라고 응원해주신 분들고 계셨고 "아니 쟤들은 왜뛰어 다녀" 라는 모호한 표정의 분들도 간혹 보인긴 했다. 내려가는 길이 돌길이라 행여나 넘어지지 않을까 조심하면서 달렸고 3:46:40 기록으로 골인!



점심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왔던지라 딱히 먹을게 없었다. 주최측에서 준비해준 컵라면과 어제 사놓은 빵과 초코렛으로 일단 점심 해결했다. 숙소에 돌아오니 구름이 뭉게뭉게 바람은 선선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억새숲사이로 노을 지는 모습을 보며 커피도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뭔가 뿌듯한 오후를 보냈다. 6시 정각에 시작되는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다음날 대회를 위해 아홉시 부터 취침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