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페가수스 터보 2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미드솔 소재 ZOOMX FOAM이 (이하 줌엑스) 등장했다. 나이키에서 기존에 주로 사용했던 쿠실론과 파일론, 루나, 리액트 폼을 뛰어넘는 성능을 갖고 있으며 보다 가볍고 반발력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내구성은 갸우뚱하게 만들고 줌엑스 폼이 사용된 신발의 가격 또한 꽤 비싸다.
줌엑스는 브레이킹2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일명 ‘킵초게 신발’에 사용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2017년 봄에 열렸던 브레이킹2프로젝트는 절반의 성공을 하게 되었지만(2019년 결국 2시간을 기록경신을 한다) 새로운 미드솔 소재는 바로 러닝화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2시간 1분대로 경신하였다. 대다수의 엘리트 마라토너는 물론 마스터즈(일반인) 상위권 선수들의 발은 어느새 나이키로 도배되어 있었다. 킵초게 신발로 불리는 베이퍼플라이 4%, 베이퍼플라이 넥스트, 알파플라이의 연이은 완판 되었고 3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러닝화를 열었다. 물론 카본파이버 소재의 역할도 매우 중요했고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기술 도핑이라는 말이 나 올 정도였으며 결구 IAAF(셰계육상연맹)에서는 카본이 사용된 신발의 규정을 만들고 말았다.
가격대를 보면 알겠지만 나이키의 줌 엑스 미드솔만 사용된 신발은 다 비싸다. 30만 원만원 쉽지 않은 가격이다. 기존의 10만원 후반대에서 바로 29.9만원으로 올리기엔 금전적 심적 부담이 크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나이키는 기가 막히게도 21.9만원(터보1 기준)의 가격에 리액트반 줌엑스반이라는 다신 안나 올 신개념(우리에겐 익숙한 반반) 미드솔을 만들어 냈다. 바닥에 가까운 쪽에는 리액트폼을 그 위쪽으론 줌엑스를 얹었다. 다른 소재를 위아래로 반반 나눠서 사용한 경우는 처음 본 것 같다.
신발 이름은 ‘페가수스 터보’ 라고 붙였다. 출시 당시에 페가수스 35와 줌플라이 플라이니트, 베이퍼플라이 4%와 같이 소개 되었는데 아마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하기엔 뭔가 애매했던 것 같고 신발의 전체적인 디자인적 느낌은 디자인은 페가수스 35와 비슷해서 걍 터보(강력한 느낌)을 추가한 것이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페가수스 터보 11은 21.9만원이었다21.9만 원이었다. 베이퍼플라이가 29.9만원에 출시하는 바람에 21.9만원짜리 페가수스 터보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였다. 페가수스 터보1은 검정색을 구매하여 300키로 넘게 신었다. 2018년 연말에 구입하여 서울국제마라톤(동마)대비 훈련을 하면서 꽤 자주 신었다. 주로 15키로 이상 조깅이나 하프대회에서 신었다. 줌 페가수스 터보 2는 2020년 봄에 구매하였다. 현재까지 약 150키로 정도 신었다. (지난해 가을,겨울은 회사일이 급작스럽게 바빠져서 달리기를 거의 못했다. 펜더믹 현상때문에 의도치 않게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서 다시금 달리기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주 애정하는 신발이었고 나름 아낀다고 아껴 신었는데 생각보다 신발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다. 우선 줌엑스 폼의 성능저하가 컸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정거리 이상이 되면 반발력이 슬슬 줄어든다. 200키로도 되기전에 이미 줌엑스폼이 죽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상대적으로 리액트는 줌엑스보다 내구성이 강하다. 처음에 두 폼의 느낌이 뭐지 싶다가도 조금 적응 되니까 세상 편했다. 단단한 리액트가 받쳐주고 그 위에 반발력과 부드러움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둘이 영원히 함께 할 수는 없기에 내구성이 약해지는 시점부터 이질감이 많이 들었다. 300키로 정도 신었을 때가 되니 그냥 얇은 리액트폼의 러닝화 같았다.
또 다른 단점은 접합한 두 미드솔이 뜯어진는 현상이다. 특이 앞뒤 코 부분(?)이 슬쩍 벌어지더니 갈수록 죽죽 뜯어지더라. 터보1의 경우 200키로 채 안되는 시점에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뭔가 줌엑스 폼이 약간 맛이(?) 갔다는 느낌이 들더라. 근데 그런 일이 터보2에서도 나타났다.
터보1과 터보2의 가장 큰 차이는 어퍼의 소재와 구성이다. 미드솔과 아웃솔은 그냥 같다. 터보1을 신을 땐 신발의 텅(혓바닥)이 두껍다고 생각했다. 그 외엔 뭐 대체로 만족했다. 터보2 텅이 아주 얇아졌다. 터보1은 플라이와이어와 망사가 들어간 약간 구조적으로 단단함을 신경 썼다면 터보2는 소재의 유연함과 경량화에 신경을 썼다. 무게도 조금 더 가벼워졌고 가격도 2만원이나 저렴해졌다. 사실 터보1과 터보2의 차이를 느끼는 건 텅의 두께와 신발끈 구멍의 변화 소재에서 오는 발등에서오는 느낌이다. 큰 변화를 느끼긴 어렵다. 가장 중요한 미드솔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따지면 페이스리프트 같다고 할까나.
신발끈, 레이싱(Lacing)이 바뀌었다. 두 번 엮어서 끼운다고 설명을 해야 하나?! 기존에 있었던 플라이와이어가 터보2에서는 없어지고 두텁고 단단하게 신발끈을 잡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이게 더 좋은 것 같다.
장거리 달리기, 하프이상의 대회에서 아주 좋다. 나이키의 다른 모델에 비해서 발 볼이 꽤 여유가 있다. 페가수스35&36은 280을 신는다. 줌플라이, 베이퍼 플라이 4% & 넥스트도 280이다. 페가수스 터보만 275가 맞는다. 타 브랜드로 보자면 아디다스와 뉴발란스, 써코니 다 275신는다. 발 볼에 인색한 나이키만 반 치수 올려서 신는다. 280 신으면 발 볼은 맞는데 길이가 길다. 하지만 터보는 정사이즈 딱 좋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장시간 달려도 발에 물집이나 불편한 부분이 딱히 없다. 3232킬로 페이스주를 할 때도 신었는데 발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냥 내 몸 전체가 문제다.
페가수스 터보를 신으면 느린 것 같은데 페이스가 빠르다. 느낌상의 페이스보다 대략 10초 정도 빠르다. 모르겠다. 그래서 이걸 신게 된다. 근데 매일 신으면 신발이 금방 망가질까 한번 신으면 최소 하루는 쉬게 해준다. 러닝을 하면서 눌렸던 미드솔도 회복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터이니 매일 같은 걸 신지는 않고 있다.
묘하다. 발도 편하고 생각보다 빠르고 디자인도 빠지지 않고 단점은 가격이다. 19.9만 원,만원, 비싸다. 한 14만원 정도였다면, 페가수스 시리즈를 이걸로 대체했다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페가수스 터보 3는 없을 거라는 소문이 있다. 비운의 모델로 단종을 맞이할 확률이 높단다. 지금이라도 한 개 더 사고 싶지만 공식 홈페이지는 이미 품절이고 아울렛이나 나이키 팩토리 매장에도 남자 사이즈는 잠깐 보이는 것 같더니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여자 사이즈만 일부 모델이 현재 구매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나이키 페가수스 터보는 러너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많은 모델이다.
1) 가격 2) 착화감에서 그리고 3)내구성에서 의견이 나뉜다.
난 불호호 했던 러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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